HL1ARG, 그를 모르는 한국의 아마추어무선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40m band를 자주 운용하는 가까운 일본 아마추어무선사들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야
말로 그는 'notorious'하다, 'famous'가 아닌...

추석 다음날인 오늘도 여전히 그 가 나와있는 주파수에는 듣기 민망할 정도의 소음과 억지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되는 일도 벌어진다. 이유야 있겠지만, 그
의 주장의 대부분은 제도권(?) 아마추어무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자면,
CQ는 긴급 통신에서만 써야 한다 것이 그의 주장이다. 어디에 그런 법규가 있는지는 모르
겠으나 CQ를 그렇게 쓰는 경우는 25년 가까운 HAM 생활 중 그의 주장외에는 들어보지 못
했다.

그는 꽤나 그럴 듯한 이론적인 무장을 하고 있다. 그의 주장이 맞는 경우도 많다. 고삐가 다
풀려버린 우리나라 아마추어무선계에 대한 비판정신이라든지, 그의 무선 관련 해박한 지식
에 감탄이 나올때도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무선은 취미 일 뿐이다. 취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
다. 취미는 즐기는 것이다. 다만 아마추어무선의 특성상 규칙을 지키면서 즐겨야 한다는 점
이 강조 될 뿐, 어떤 특별한 사안을 놓고 사생결단의 싸움질을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마추어무선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들은 규칙보다는 관례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례
라는 것은 상식적이며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그렇게 해 오는 것을 말한다. 하루아침에 누
가 주장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QSL 카드를 발행하는 것도 하나의 관례에 의해서이다. HL1ARG는 QSL 카드 발행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아마추어무선 제도권(?)의 관례에 따르지 않겠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그
러나 그도 처음부터 그렇게 관례를 무시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1983년 10월 29일 교신분
의 QSL 카드를 보내왔었기 때문이다. 그 가 지금은 제도권의 아마추어무선을 거부 하고있
는 것 처럼 보이나, 그가 아마추어무선사가 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제도권 아마추어무선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의 모순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