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 그동안 밀렸던 QSL카드를 작성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7MHz band를 watch하고 있었다. 주파수 선택 손잡이를 돌리다가, 우연히 어떤 YL과 OM이 언쟁을 벌이고 있는 주파수 (7070 kHz)에서 손이 멈추게 되었는데... 그들의 교신내용을 통해서 알게된 언쟁이 유발된 연유는 너무도 황당하였다.

   YL의 호출부호는 **5*Y* 였는데, 호출부호속의 알파벹 Y의 phonetic code (YANKEE)의 발음이 문제가 된것이었다. 그 YL은 그것을 '얭키'라고 발음하고 있었는데 교신상대 OM이 '얭키'는 듣기가 거북하니 '양키'라고 발음하라는 것이었다. '얭키'는 들어본 적도 없고 배운적도 없었단다.

   "얭키'가 맞는지 '양키'가 맞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물론, 교신상대방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원어발음에 가까워지도록 노력을 하라는 주문 (또는 권유)은 있을 수있다. 또 그리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국사람들 간에도, 사투리를 많이 쓰는 남부지역 사람들과 비교적 표준말을 쓴다는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사람들 사이에, 발음상의 문제로 인하여 의사소통이 더러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거늘, 하물며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도 않는 대한민국에서 영어 발음문제를 가지고 교신상대방에게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하는데는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언어라는 것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언어에 있어서 정답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 일게다.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쓰고있는 언어가 표준어가 될 따름이다.

    옛말에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근거가 확실하지도 않고 더구나 맞지도 않는 자기 주장만을 강력히 내세우며 분위기를 흐리고있는, 소위 7070 주파수의 몇 몇 OM 그룹의 면 면에 '한 구탱이'의 선물 (?)을 안겨주고 싶은 것은 나만의 지나친 생각일까???

HL4XM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