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AS-084) IOTA Expedition 운영기


3번째 답사시도


벌써 3번째 답사시도이다. 이번에도 못 들어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함께 이른 아침 눈 비비며 회장님(HL4CGB)과 DLK는 목포를 향하여 차에 올랐다. 목포항 여객선 터미널 매표소에 도착하니 오늘은 배가 정상적으로 운항한다는 말에 마음은 벌써 추자도에 도착해 있었다. 매표를 하고 배에 오르니 이번에는 가는구나하는 마음에 2차례나 목표까지 왔다가 못타고 다시 광주로 갔던 아쉬움이 다스려진다. 출발시 엔진고장으로 출발시간이 1시간정도 지연되어 출발한 관계로 예정보다 1시간정도 더 늦게 상추자도에 도착을 하였다. 막상 내리고 나니 어디부터 가야할지 막막하였다. 예상외로 넓은 관계로 교통수단이 확보되지 않은 우리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점심을 먹은 후, 우선 보이는 게 파출소였다.
다짜고짜 파출소로 향하였다. 행사목적을 설명하고나니 이곳저곳 명당자리를 일러주신다. 안내지도에 어느 정도 표시를 한 후, 그 다음부터는 도보로 이동하였다. 추자도등대가 있는곳까지 올라가니 지상고는 좋으나 안테나를 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남쪽으로는 하추자도의 돈대산 정상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봉주산 정상의 산불감시소가 보인다. 이번에는 최대한 짐을 줄이기 위해, 숙식을 민박집에서 해결해야했기에 더 좋은 장소인 하추자도의 돈대산을 포기하고 상추자의 봉주산으로 결정하였다. 생각이 깊었는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간 줄 몰랐다. 배떠나기까지 앞으로 한시간가량 남아있었다. 그렇다고 눈으로만 찍어놓고 올 수는 없지 않는가~ 추자도 등대에서 봉주산 정상까지는 족히 왕복1시간은 걸릴듯했다. 추자도를 나갈 수 있는 배가 하루에 오직 한번밖에 없는 관계로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오엠님! 저기 봉주산 정상까지 ARDF해야겠는데요~ 가능하시겠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잖은가~뛰어봄세!”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등대에서부터 뛰기 시작하였다. 장소도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고 민박집도 못알아봤는데…뛰자뛰어~
지도도 없이 보이는 길로 봉주산 정상까지 뛰다 걷다를 반복하였다. 가는 도중 헬기장이 눈에 띄었다. 내려오는 길에 자세히 살펴보리라 생각하면서 일단은 운영예비장소로 점찍어 두었다. 한참을 뛰다걷다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봉주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오르는 순간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는 상추자도 항구가 보이며 사방이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것이 지금까지 매년 다녀본 장소 중 최고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꼭대기에서 산불감시를 위해 근무하고 계시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니 걱정말고 사용해도 된다고 속시원히 말씀해주셨다. 내려오는 길은 그분 덕분에 지름길로 내려온 덕에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민박집 선정뿐. 이 또한 쉽사리 해결할 수 있었는데, 상추자도에서 마트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좋은 곳으로 소개해주신다고 해주셔서 이 또한 간단히 해결이 되었다.

  

출발


이동운영허가와 함께 425DX 뉴스에 우리의 이동운영소식을 알림을 시작으로 해서 본격적인 준비작업이 시작되었다. 숙식이 해결되어 짐이 많이 줄어들 걸로 예상하였으나 예상외로 짐이 넘쳐났다. 하나하나 운영에 있어서는 필요한 장비들인데 놔두고 갈수가 없었다. 회장님의 무소에 운전석자리만 비우고 조수인 내자리만 남기고 거의 꽉꽉 짐들로 채워져 버렸다.  전날 짐을 미리 싸둔 덕에 출발은 순조로웠다. 새벽 4시반에 모이기로 약속한 장소에서 일제히 출발하였다. 장비를 실은 HL4CGB OM의 차량 한대와 사람을 실은 DS4BGR OM의 카니발 차량이 순조롭게 남으로 남으로 향하였다. 원래는 컨티넨탈호를 이용하여 모든 장비와 짐을 하나하나 운반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서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온바다호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완도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여 김밥과 생수로 끼니를 때운 후, 승선신고서를 작성한 후 일제히 배에 올랐다. 일전의 모임때 뱃멀미 하시는 분들은 미리 멀미약을 챙겨오시라고 공지를 했었는데, HL4CEL OM의 귓가에는 동전만한 멀미약이 떡하니 붙어있는 것이 멀미걱정없다고 호언장담하신다. (ㅋㅋ 멀미약도 소용없었는지 오고 가는 내내 멀미에 시달려 약한 모습을 보이셨답니다. Hi Hi~) 배를 탄지 3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멀리 추자도가 보인다. 드디어 올해의 운영장소가 보이기 시작하니 회원들 모두가 기쁜 모양인지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답사때 도움을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셨던 해양경찰 여러분이 나와계셨다. 하추자도에서 상추자도까지 이동수단이 마땅하지 않았었는데 해양경찰여러분의 도움으로 쉽게 상추자도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경찰차를 타본 기분이 묘한 순간이었다.


장비설치


민박집에 들러 식사를 마친 후, 일제히 정상을 향하여 올랐다. 일전에 알아두었던 지름길로 올라갔는데 그사이 풀이 많이 자라있어서 모두들 지름길 맞냐고 난리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지름길 바로 옆길이었습니다. 오엠님들 ㅋㅋ) 여차여차해서 정상에 오른 후 장비설치작업에 들어갔다. 안테나 담당이신 HL4CEL OM께서 안테나 준비작업 중 손을 크게 다치셔서 긴급히 안테나는 현지에서도 쉽게 제작이 가능한 INVER-VEE ARRAY YAGI로 결정하였다. 우선은 425NEWS에 약속한 시간에 나오기 위하여 설치가 비교적 간단한 T2FD안테나를 설치하였다. 이 안테나의 특징으로는 다이폴에 비하여 무지향성 복사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방향으로 전파를 송수신 할 수 있으며 동작 주파수 범위가 매우 넓고, 전체 동작 주파수에 걸쳐 평탄한 임피던스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통의 수평안테나에 비하여 약간의 이득을 가지고 있다 (발췌: 1997년 3월호 KARL지 HL2DDK/1 조동현)

섹션파이프 10개를 조립하여 첫번째 T2FD안테나를 설치한 후, 두번째 T2FD안테나는 첫번째것과 50미터정도 떨어진 곳에 한쪽은 섹션을 세우고 나머지 한쪽은 벼랑끝 나무에 묶어서 설치하였다. 2개의 스테이션에 각각 하나의 T2FD 안테나가 설치되는 순간이었다. 클럽의 만능재주꾼 DS4BGR OM과 안테나 박사 HL4CEL OM의 지휘아래 안테나는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광주지부에서 빌려온 발전기에 기름을 붓고 시동을 켜는 순간 우리를 세상에 알리려는지 우렁찬 소리와 함께 전기를 쏟아내었다. 몇몇 오엠은 일단 교신을 시작하였으며 나머지 분들은 주변 정리 및 강한 바람을 대비하여 스테이션 보강작업을 실시하였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 사방을 보니 벌써 해가 뉘었뉘었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전체 미팅이 있었다. 페디션에 참가한 9명을 3조로 나눠 3시간씩 순차로 돌리자는 의견과 2조로 나눠 8시간씩 돌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3시간은 너무 짧다는 의견에 8시간씩 2조 나눠 운영에 들어갔다.
두 개의 스테이션이 설치되었는데 1스테이션은 주로 CW를 운영하기로 하였으며 2스테이션은 RTTY와 PSK31등 디지털 모드를 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온통 불빛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외롭게 CW리듬에 맞춰 돌아가는 발전기 소리와 전등의 깜박거림이 마치 나를 위한 교향곡소리 같았다. 이에 더하여 HL4UV OM의 재미있는 아마추어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몰랐다. 교대시간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데 2M에서 긴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낮의 더위는 어디가고 추워서 교신하기가 힘들다는 DS4FFD OM의 목소리였다. 매년 더위서 지쳐서 짧은 옷으로 버텼는데 추자의 날씨는 예상밖이었다. 그 순간 우선 떠오르는게 민박집이었다. 민박집사모님께 사정을 얘기하니 이불2채를 내어주신다. 그 다음 교대조가 이불을 들쳐메고 산으로 올랐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교신하고 있는 모양새가 우스울 따름이다. 추위는 이불로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 배속에 뭔가 뜨거운 것이 들어가야 풀릴 모양이었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한 곳이 제주해양경찰청 소속 김인철 경장이었다. 염치불구하고 혹시 물을 끊일 수 있는 쿠커 같은 걸 빌릴 수 있느냐는 요청에 머뭇거리지도 않으시고 바로 갖다 주신단다. 하추자도에서 상추자도까지 그것도 새벽2시에 말이다. 받아온 쿠커에서 물 끊여서, 먹는 라면맛이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밖은 급격한 기온강하와 함께 해무(海霧)가 잔뜩 끼어있었지만 스테이션 안에서의 운영자들은 교신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QRM


첫째 날 밤사이의 교신 성과가 그리 썩 좋지만은 않아서, 어제 시간관계로 둘째 날로 미룬 FIXED INVER-VEE 4ELE ARRAY YAGI를 치기 위하여 HL4CEL OM을 필두로 해서 최소 교신조를 뺀 나머지 분들이 모였다. 이 안테나는 부피가 큰 기존의 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쉽사리 구할 수 있는 다이폴 안테나 만들 때 사용하는 와이어를 이용하여 고정식 야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18Mhz용은 이미 광주에서 설치하여 실험까지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설치하는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였다. 우선 섹션 파이프를 이용해서 지상고 10m를 유지해 주고 그 반대편은 약 7m 정도되는 소나무를 이용해서 약간 경사진 기울기를 이용해서 안테나를 설치하였다. 전파예보에 의하면 북미쪽이 교신가능하다는 예보가 있어서 빔 방향은 북미를 겨냥해서 방향을 정하였다. 다수의 엘레멘트가 증가함으로써 안테나 임피던스가 낮아져 이를 보상하기 위해 매칭 방법은  헤어핀를 이용하였으며 여기에 17m band의  1/2람다 만큼의 공진 된 Cable Balun를 이용해서 매칭을 해 줌으로써 안테나의 설치는 마무리 되었다. 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한 후 이리저리 주파수를 돌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북치고 꽹과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이게 무슨 소린고 하며 놀라서 스테이션 밖으로 나와보니 웨딩드레스 입은 신랑 신부를 필두로 해서 하객들이 몰려와 스테이션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오늘이 바로 횡간도 이장님의 결혼식이란다. 서로의 존재에 놀라서 머뭇거리고 있는 찰나에 HL4RBR OM께서 사태 수습에 나선다. 우리가 운영에 사용하고 있던 곳은 현지 주민들의 유흥장소로 주로 사용되는 곳이란다. 그분들이야 의례히 피로연을 즐기기 위해 올라온 것인데 예기치 못한 우리의 선점에 약간은 당황하셨으리란 생각이 든다. 협상(?)은 순조롭게 이루어져 방금 설치한 FIXED INVER-VEE 4ELE ARRAY YAGI를 하객들의 유희공간 확보를 위해 걷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어렵게 친 안테나가 힘 한번 못써보고 걷어지는 순간이었다. 안테나가 걷어진 자리에는 음식들이 차려지고 신나는 노래 소리와 함께 파티장이 연출되었다. 잠깐 와서 음식같이 하자는 현지 주민의 요청에 모두들 마지못해 몰려갔다. 생각지도 못했던 융숭한 대접에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오전에 올라오신 분들이 오후가 되어서야 하나둘 내려가신다. 어느 정도 내려가신 후에 걷었던 안테나를 다시 쳐보았는데 어느새 신호가 영 아니다. 어제의 부진이 오늘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이러다 교신다운 교신 한번 못해보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순간이었다.


총력전


피로연 일행이 내려간 후 오늘밤에는 부진을 면해야 한다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HL4RBR OM의 주문이 내려졌다. 오늘밤에는 안들리는 신호도 들어야 할 판이었다.
모든 스테이션에서 불을 뿜었다. 그 선두에는 칠순의 HL4CJJ OM이 계셨다 8시간을 허리 한번 안펴고 줄곧 교신에 임하시는 모습에 후배들은 경외감마저 들었다. 하늘도 우리의 마음을 아셨는지 줄기차게 상대국이 나온다. 쉴 새 없이 나오는 상대국에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에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 비번조인 HL4CEL, HL4CJG, DS4FFD OM한테서 연락이 왔다. 민박집 옥상에 10Mhz INVER VEE 안테나를 설치하여 민박집에서 운영하겠노라고. 3개의 스테이션이 동시에 운영되는 순간이었다. 쉴새 없이 지지고 볶는 통에 배고픈 줄도 모르고 교신을 하였다. 그사이 HL4CGB OM은 민박집 사장님께 부탁을 하여 자연산회를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그날 저녁엔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있는 회를 원 없이 먹어봤다. 식사 후에도 교신은 계속되었다. 밤새 쉬지 않고 교신을 하셔서 무리를 하신 모양인지 HL4CJJ, HL4CEL OM이 아프시다는 연락이 왔다. 추자도에 약국이 있어서 두분 오엠님을 민박집에 모신 후 약을 사다 드렸다.
어떻게 그날 밤이 지나갔는지는 오직 로그가 말해줄 뿐이었다. 예상보다 하룻밤 사이에 많은 국을 만났다.


QRT


아쉬운 마지막 날이 돌아왔다. 서서히 철수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 온 것 이다. 한 개의 스테이션만을 남기고 나머지 스테이션들은 철수를 시작하였다. 오전 동안에는 7Mhz SSB에 주력하였다. 많은 국들의 격려와 함께 무사히 돌아오라는 안부가 들려왔다. QSL 카드제작을 위해 단체 사진의 촬영이 이루어졌으며 함께 애써주신 해경 여러분들과도 사진촬영이 있었다. 철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며 우리가 왔던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이 하고 오기 위해 애썼다. HL4RBR OM께서 말씀하시길 우린 이곳에 “NOTHING과 THANKS”를 남기고 가노라고…


이상으로 광주DX클럽의 2006년 추자도 IOTA Expedition 운영기를 마치고자한다.


특별히 고마우신 분들 제주해양경찰청 김인철 경장님외 대원여러분, 추자도 코사마트 사모님 및 자제분들, 추자도 궁궐민박 사장님, 광주지부지부장(DS4CSD), 서림무선통신(DS4BEO), HL4XM, HL4CFN, HL4CRO, DS4DEV




        GDXC 2006년 6월 추자도(AS-084) 운영결과
OPERATOR         HL4UV, HL4CEL, HL4CGB, HL4CJG, HL4CJJ, HL4RBR, DS4BGR, DS4DLK, DS4FFD
TOTAL  QSO's          1015 QSO's
RUNNING TIME         46 H
FIRST QSO         04 JUNE 2006 0625 UTC – UA0LDY (CW)
LAST QSO         06 JUNE 2006 0424 UTC – DS1FPB (SSB)
DXCC ENTITY         MIX - 45,
CW - 37,
PHONE - 5,  
RTTY – 7
QRV         40m, 30m, 20m, 15m, 6m,
MODE         CW - 626 QSO's,  
SSB - 141 QSO's,  
RTTY - 210 QSO's,  
PSK31 – 38 QSO's
BAND         40 - 163 QSO's,
30 - 45 QSO's,
20 - 798 QSO's,  
15 - 6 QSO's,
06 – 3 QSO's
ANTENNA            T2FD, FIXED INVER-VEE 4ELE ARRAY, GP
TOWER's          NONE (섹션파이프 이용)
ANTENNA CABLE         RG-8, RG-58
TRANSCEIVER         IC-736,IC-706,TS-690,TS-570
BPF         Arraysolutions社 BAND PASS FILTERS
LINEAR AMP         500W (DS4BGR HOMEMADE)
ANTENNA ANALYZER          MFJ-259
POWER SUPPLY         150A(DS4BGR HOMEMADE), 30A(DIAMOND), 20A(HL4CRO HOMEMADE)
GENERATOR         2.3KW(광주지부), 0.5KW(HL4CFN)
NOTEBOOK PC         3대
LOG PROGRAM         DX4WIN, MI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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