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웃기는 경우일 것입니다, 아마도...  

Voice keyer라는 것 말입니다. 교신 상에서 일어 날 수있는 몇가지의 경우를 미리 녹음 해
두고 상황에 맞게 음성신호를 내 보내는 장치 말입니다. 예를 들면 1번 메모리에는 'CQ'를, 2
번 메모리에는 상대방의 'CQ에 응답하는 것'을, 3번 메모리에는 '시그널 리포트'를, 4번 메모리
에는 '이름과 QTH'를 5번 메모리에는 '73', 등등을.....

Voice keyer를 쓰는 이유는 일단 목이 안 아프다는 것일 겁니다, 특히 pile-up이 일어 났을
경우를 생각 해 보시면 이해가 가시겠지요... 두 번째의 이점은 주위에서 교신을 하는지를
모른 다는 것입니다, 시끄럽지가 않으니 허는 말입니다.

본 YB는 두번째의 이유로 Voice Keyer를 가끔 씁니다, 'VOICE KEYER EXPRESS'라는,
순전히 software적으로 작동을 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쓰고 있는데, 컴퓨터를 이용
해서 미리 wav 파일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선택된 wav 파일이 송출되도록 허는 방식입니
다.

그러니까 pile-up이 있을 경우 일단 2번 (CQ 응답)을 송출하고, 이어서 3번 (시그널 리포트)  
그리고 경우에 따라 5번 (73) 으로 교신을 마무리 합니다. 물론 엄청난 pile-up이 일어 날
경우 대개는 2번과 3번 만으로 끝납니다.

송출되는 내용은 컴퓨터의 스피커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교신 내용은 무전기의 스피커
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둘다 모니터링을 하려면 이어폰이 두 개 필요하
고 이를 번갈아 사용해야 하므로 대개는 무전기의 스피커로 나오는 교신 내용만을 모니터링
하게되는데 이럴 경우 Vocie Keyer로부터 송출이 되는 내용은 못 듣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날, 태평양 상의 섬에서 운용하는 국에게 pile-up이 일어 나고있었기에 Voice Keyer를
이용하여 응답을 시도했다. 처음 몇번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Voice Keyer의 메모리에 녹
음된 내용을 송출하기위하여 enter key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은 흘러 거의 30분은 족히 지날무렵, pile-up이 느슨 해 질 때까지도 상대방이 pick-up을 해 주지 않는 것이었다. 거리상으로도 그리고 power로 봐서도 이때 쯤 해서는 pick-up이 되어야 할 텐데도 말이다. 그 후로도 얼마간 enter key를 부지런히 눌러 보았으나 교신은 성립이 되지 않았고, pile-up이 소강 상태에 이르자 상대방은 어디론가 QSY를 해 버린 듯 했다. 이게 무신 일인고? 분명히 출력은 정상적으로 나가고 있었고 안테나의 빔 방향도 틀림이 없었는데...

아뿔싸!!! 원인을 알아내기까지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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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응답 메모리 번호가 2번 (CQ 응답 - HL4XM)이 아니라 5번 (QSL 73)이 선택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1시간 가까이 'QSL 73'만 외치고 있었으니, 이게 웬 미친 짖?.
지난번 교신의 Voice Keyer 마지막 송출 메모리가 5번 'QSL 73'에 선택이 되어있었기에 이를 2번의 'HL4XM'으로 바꾸어서 송출을 해야 했거늘, 우째 이런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