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한때 아마추어무선사였던 게릿슨(Gerritsen, KG6IRO, 68)이라는 양반이 FBI 요원에 의해서 LA의 Bell에 있는 그의 집에서 전격적으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 미국 아마추어무선계를 강타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소식을 전하고 있는 미국연맹(ARRL) 홈페이지가 이 기사와 관련된 서두를, 'Attention All Amateurs...  - 모든 아마추어무선사들은 주의를 기울일 것...' 이라고 뽑고 있는 것으로만 보아도 이문제가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같다.

게릿슨은 ‘악의적인 교신방해’와 ‘허가없이 전파를 발사’한 혐의를 받고있다는데, 재판에서 혐의가 입증 될 경우 11년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진다. 게릿슨이 현재의 구금 상태에서 풀려나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보석금을 내야 하는데 그 액수가 자그 만치 250,000 불!! 우리 돈으로 2억 5천만원 정도가 될 터이니 아마추어무선과 관련된 보석금으로는 전례가 없는 일 임에 틀림없다.

게릿슨의 전파방해 내용을 보면, 미리 녹음된 정치적인 메시지를 틀어대거나, ‘on the air’에 나와 수시간 동안 다른 교신자들을 희롱하고 신성을 모독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게릿슨은 이번 건 말고도 과거의 교신 방해 행위로 5년 전에 38개월의 징역형을 산 후 2003년 7월 출소하였으나 또 다시 방해 행위를 재개하여 52,000 달러의 벌금을 내야할 처지에 직면 해 있었으나  아직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릿슨은 아마추어무선 뿐만아니라, MARS (Military Affiliate Radio System - 전선에 가있는 미국 병사들과 그의 가족들을 연결해 주는 무선 시스템), 지방 및 주 정부의 경찰 및 소방 관련 무선, 미 해안 경비대 무선, 심지어는 적십자사 무선활동에 이르기 까지 거의 모든 무선 시스템에 악의적인 방해를 해 왔다고 한다.

필자가 1990년대 초, 미국에 공부하러 가있는 동안 미국의 아마추어무선세계에 관해서 느낀 것은 그야 말로 ‘아마추어무선 천국’이었다. 당시에 한국에서 아마추어무선을 하기위해서 겪어야 했던 엄청난(?) 규제와 비교해서 그랬었다는 말이다. 아마추어무선사들에 의해서 치루어지는 자격시험, 포괄면허제도에 의해서 간단히 서류상의 신청에 의해서 허가되는 아마추어무선국... 과연 이나라 미국이라는 데에는 규제를 하는 관청이 있기나 하는가가 의심 스러울 정도였다.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이런 제도가 무리 없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미국 아마추어무선사들의 준법정신 또는 도덕적 우월성을 이야기 한다. 물론 일리있는 이야기 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보다는, 정해진 법을 어기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가차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중벌이 이런 제도의 유지에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