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in the log!",

   DXer들에게는, 듣기에 따라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야기 일런지도 모른다. 엄청난 pileup을 뚫고 간신히 교신을 했거늘 '기록이 없다'니 웬말인가? "I heard my call sign 100%! The DXpedition operator must really be incompetent, I'll sue!"라고 외칠 것인가? 교신을 증명 하는 증거를 대야 할텐데.. 이미 지나가 버린 일, 그게 쉬운 일이기나 하는가? 그러나 이런 불행한 사태는 생각 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언젠가 이 YB가 게시판에 위 제목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린바 있다. 그런데, 요 근래에 지나간 호의 QST 잡지들을 정리하다가, Bernie McClenny (W3UR) 라는 양반이 'Not in the log!'에 관해서 매우 체계적인 article#을 써 놓은 것이 있기에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대개의 경우, 'not in the log!'라는 쪽지와 함께 보냈던 QSL 카드가 반송되어오면 그저 기분이 우라질 정도이지 더 이상의 action을 취하지는 않는다, 섭섭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시 요청 (reclaim)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말이다. 요 근래에는 아예 카드 반송도 없이 e-mail로 'Sorry, no logs available for this QSO(s) on... ' 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일단 'not in the log!'라고 판명이 되면, 대단한 증거를 대지 않는 한, 좀처럼 번복이 되는 경우는 없다. 아무리 'I am 100% sure of my contact.'라고 소리쳐 봐야 소용이 없다. 심지어는 실제상황을 녹음한 tape도 교신을 확인 해 줄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허니 말이다.

   대부분의 major DXpedition의 QSL manager들이 교신 확인에 이처럼 까다롭게 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교신의 존엄성 유지 때문일 것이리라... 그저 아무렇게나 QSL을 발행한다면 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덩달아, 권위있는 상 (award)들의 존엄성도 떨어 질 것이다. 현재와 같은 DXCC award가 70년 가까이 DXer들의 최고의 목표가 되는 권위있는 상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와같은 까다로운 교신확인과 카드 check 절차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QSL manager는, 종이 log가 됐건 컴퓨터 log가 됐건 교신 기록을 입력하는 과정에 실수는 일어 날 수있고 또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실수가 누구에 의한 것인지를 분별 해 내야 한다, 말하자면 DXpeditioner인지 DXer인지 말이다. 실수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not in the log'의 판정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Not in the log'라고 판정되는 경우의 수에는 몇가지가 있다.

(1) 해당 call sign이 로그에 없는 경우
(2) 어렴풋이 비슷한 call sign이 있는 경우
(3) Call sign 중의 알파벹 하나 또는 두 개가 다른 경우
(4) 로그에 call sign은 보이지만, 교신시각, 날짜, 밴드, 모드 등이 다른 경우
(5) 정확한 callsign이 로그에 있으나 줄이 그어져있는 경우

   어떤 경우가 됐건, 더 자세한 검토 없이는 QSL 카드의 발행은 안된다. 무엇보다도, DXer는 로그에 정확한 기록이 없는 교신에 대해서 QSL 카드를 요구 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일부의 QSL manager가 교신 확인 절차를 허술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나 바람직한 일은 아니며 이러한 행위는 DX community에 금새 소문이 돈다고 한다.  따라서 QSL manager가 교신기록을 변경할 때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의 경우는, 그야 말로, 교신 여부에 관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경우이다. 물론 추측 가능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DXpediton 국에 QRM이 있어서 실제로 특정 DXer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잘 못 들은 경우라든지, 또는 DXer가 전혀 엉뚱한 pirate 국과 교신을 한 경우 등일 것이다. 로그상에서의 교신 증거가 없으므로 카드는 발행이 안된다.

(2)의 경우는 호출부호 중의 알파벹 하나 또는 두 개가 일치하는 경우이다. 꽤 가능성이 있는 이유를 든다면, Pileup이 있을 경우 DXpedition 국은 흔히 호출부호의 일부만을 불러 줄때가 있다. 이때 그 일부의 알파벹이 자기 호출 부호의 그것과 일치 할 경우, 실제로 DXpedition국이 다른 DXer를 불렀음에도 자기를 부른 것으로 착각을 해서 생긴 경우이다. 교신 타이밍은 올바르나 호출부호는 다른 경우이다. 이경우에도 카드 발행은 안된다.

(3)의 경우는 매우 흔한 경우로서, DXpedition 국의 op가 실제로 DXer의 신호를 들었으나 QRM이 있거나 공간상태가 좋지 않아서 call sign을 제대로 copy하지 못한 경우이다. DXer가 자기의 call sign을 정확하게 보내지 못한 경우일 수도 있다. CW 교신의 경우 dot(.)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간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dot(.)이 copy가 안되어 엉뚱한 글자로 바뀌거나, E (.)같은 글자를 아예 빼먹은 경우이다. 특히 call sign의 맨 마지막 알파벹이 E 인 경우가 그렇다. 일전에 로컬의 어느 OM과 SSB로 교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양반의 call sign이 oo4EEE 였다. 본인 자신은 매우 자랑 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으나, 내심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공간 상태가 나쁜 CW 교신의 pileup 상황에서는 어쩌지..., hi..

   Phone 모드에서의 교신인 경우, 발음상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비슷한 다른 글자로 오인 되는 경우는 다 반사이다. 특히 비 영어권 DXer의 알파벹 또는 phonetic code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생긴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른 가능성 있는 이유로는,  DXpedition국의 op가 call sign을 입력하는 과정에 실수를 한 경우이다. 종이 log인 경우는 쓰는 과정의 실수 일 것이고, 컴퓨터 log인 경우는 바로 근처의 다른 key가 눌러져 버린 경우 일 수도 있다.

   이 (3)의 경우는, QSL manager가 판단 하기에 따라서 카드 발행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 교신에 대해서, 잘 못 로깅되었다고 생각는 call sign의 당사자가 QSL 카드의 발행을 요청하지 않았음을 확인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잘 못 로깅되었다고 생각되는 call sign이 call sign 데이터베이스에 존재 하지 않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 교신은 증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call sign이 존재한다면, 잘 못 로깅된 call sign의 당사자로부터, '교신 하지 않았다'는 증명을 받아서 QSL manager에게 제시 해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잘 못 기록된 실수의 정도가 낮을수록 카드 발행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보통은 1 글자를 넘어서 2 글자 이상이 다를 경우 카드 발행은 안된다. 어쨋거나 QSL manager는 이 모든 가능성을 저울 질 해서 카드 발행 여부를 판단 해야 할 것이다.

(4)의 경우는, call sign은 일치하지만, 카드 발행을 요구 하는 측과 카드를 발행하는 측의 교신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이다. DXpedition 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교신 밴드나 모드를 교체할때 로그 기록을 세밀히 검토 해서 틀린 곳이 있을 경우 바로 잡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DXpedition국의 교신 특성상, 다수의 op가 여러개의 밴드 또는 모드에서 교신을 하게 되므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이러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EXpedition 종료 후, 'final log'의 앞 뒤를 살펴보아 잘 못된 부분을 수정 할 수 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요 근래에는 DXpedition 국의 교신 데이터를 web 상에 올려 놓는, 소위 'log search'가 보편화 되고 있다. 따라서 교신 여부는 이런 web-site를 통해서 'on-line'으로 확인이 가능해졌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가 있다. 잘 못 로깅된 web-log 데이터에 기초하여 DXer가 엉뚱한 교신의 QSL 카드의 발행을 요청 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DXpedition 국의 op나 QSL manager가 아니면 완전한 형태의 'DX-log'에 접 근할 수 없도록 해 놓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인터넷을 통한 'log search'에 나오는 교신 데이터에 시각과 날자에 관한 정보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정보는 DXer가 QSL 카드 발행을 요청 할 때 QSL manager에게 제시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5)의 경우는 보통 공간상태가 나쁠 때 일어나며 흔히, DXer가 혼돈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DXpedition 국의 op가 DXer의 call sign을 듣고는 불러준다, 그리고는 DXer가 여기에 대답하여 시그널 리포트를 보낸다, 그러나 이 순간, DXpedition 국의 op가 이것을 듣지 못하거나 더 이상 아무것도 듣지를 못하게 된 경우이다. 이런 경우, DXer의 관점에서 보면 교신이 성립 되었다고 생각 할 것이나, DXpedition 국의 op의 관점에서는 완전한 교신이 성립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call sign 위에 줄을 긋게 되는 것이다. 종이 로그 인 경우에는 그 흔적은 남아 있겠지만, 컴퓨터 로그 인 경우에는 흔적도 없이 제거 되어 버릴 것이다. 물론 QSL 카드 발행은 안된다.

   대부분의 DXpedition 국의 op들은 pileup을 처리 해 본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not in the log'라는 메시지를 QSL manager로부터 받게되면, 교신의 정당성을 뒷 받침 해 줄 충분한 증거를 manager에게 제시 해야 한다. QSL manager는 제시된 증거들을 저울 질 해 보고 교신을 확인 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not in the log'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자신의 교신 행태에 관해서도 성찰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How's DX? Not in the Log!, edited by Bernie McClenny, W3UR, QST July 1999, 7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