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러니까 10월 1일, 점심을 묵고나서 나른한 오후, 연결된 클러스터를 보니 그저 그렇다, TX5 Austral Is.와 3D2 Conway Reef가 몇 몇 밴드에서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런데 2시가 조금 지나니 15m에 FT5GA가 떠 오르지 않는가! 요 몇일 동안 이넘을 잡는다고 퇴근 시간을 꽤나(?) 늦춰가며 용을 써 보았으나 매번 남는 것은 '허무'와 '허탈'뿐, 도대체 들려야지 뭔 짓을 해보기나 헐텐데.. 잠정적인 결론은 이 위치에서 이 안테나로 이런 공간상태에서는 안된다 였고 아무래도 마음을 비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것이었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클러스터에 올라온 15m (CW) spot을 보고는 그저 그런 생각으로 주파수와 안테나 빔방향을 맞춰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좀 약하기는 하나 뚜렷이 copy 할수있는 신호가 들려오는 것 아닌가! 날씨가 아직은 덥기는 하지만 리니어 까정 켰다, 진공관이 달아오를 때까지 기다리려니 일각이 여삼추다.

2시 반경이 되니 이제 backcalling허는 것을 들을 수있을 정도가 되었고 몇번의 keying을 한 결과 응답이 왔다. 묘한 기분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DXer가 아니고는 느낄수 없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금 더 들어보았다, 혹시 pirate국은 아니었을까? 내 callsign은 제대로 copy가 되었겠지, 씰데없는 걱정이 앞선다. Online log에 내 callsign이 등재되기를 기대하며..    

신호는 한참 더 뚜렷이 들려오다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3시가 조금 넘는 순간 완전히 사라져갔다, 그러니까 내 위치에서 교신이 가능했던 시간은 겨우 30분 정도였다. 이 timing을 맞추지 못했더라면 이번에도 '허무'와 '허탈'의 쓴맛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