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했다. 그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CEO 자신이 변해야 한다. 그런 후 조직과 기업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 조직이나 기업문화가 경직되고 관료적이어서는 생존?발전?번영이 불가능하다.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기 위해 별의별 노력을 다하게 마련이다.

미국에서 90년대 초부터 일기 시작한 ‘펀 경영’(Management by fun)이 그 중 하나다. 직원들에게 유머 훈련을 받게 하여 직장 분위기를 활성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이를 통해 급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 P&G의 CEO 앨 라즈와니 사장도 “직장은 반드시 재미있고 멋진(fun and cool)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L전자도 사내 곳곳에 ‘재미’(?)를 심어 놓았다. 직원들 영어 교육도 ‘골든벨 퀴즈대회’ 형식으로 진행해 전원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구미공장에서는 아무개 과장 세 번 웃기기 등의 임무를 주고 그 ‘결과 보고서’를 내도록 한단다. 하다하다 보니 별걸 다 보고서 쓰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진짜 즐겁고 재미있고 신나는 기업풍토는 표피적 잔꾀만으로는 안 된다. L전자식으로 포장된 펀(fun)이나 ‘보고서’로는 어림없다. 한때 신바람경영이니 W이론이니 하며 소리만 요란한 것도 엇나간 것이었다. 술 취한 듯 단기 프로젝트는 될지 모른다. 실로 경영이란 지속적 생명력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정한 인사와 보수 시스템, 투명한 민주경영 등 갖춰야 할 경영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 그 중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패를 격려하기’ 기업문화 창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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