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에 뒷 마당에는 언덕을 깍아서 집을 지었던 흔적으로

조그마한 동산이 있습니다.

처음 이사왔을때 어렸던 아이들은 서로 축구를 할 수 있는 그냥 넓은 잔디밭으로 된 집을 사지...

또 수영장이 있는 집을 사지 않느냐고 성화가 대단했었습니다.



그 뒷동산이 그냥 방치된 상태라서 보기 좋지않은 것을 지난 3년 동안  조금씩

시간을 내서 가꾸었답니다.

작은 오솔길도 내고 여기 저기 꽃도 심고, 태고적부터 쌓여있었던 단풍과 침엽수의 낙엽퇴적물을

긁어내고, 볼품없게 죽어있는 가지도 쳐주고, 쓰러진 나무도 베어냈지요.



그곳에는 몇그루의 단풍나무와 키가큰 침엽수 종류가 빽빽히 차있고,

야생 블루베리와 고사리종류의 식물등의 잡초만이 있었답니다.

지난해 그곳에 버려진 건축폐기물을 치우던 중 몇그루의 초라하지만, 예쁘장한 난초 모양의

꽃을 발견하고는 이런곳에 이게 왜 피었을까? 생각했는데...

올해 봄이 되고 엄청나게 쌓여있던 퇴적물을 걷어내어 버리고 여름이 되자,

여기 저기 응달진 구석에서 그 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냥 이끼와 개고사리 같은 잡초만 나던 곳에 핀 예쁜 꽃 이름이 lady's slippers 라네요.

한국명칭은 복주머니꽃, 개불알꽃, 요강꽃이라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한국명의 꽃과는 약간 다른 종류이더군요.



이름을 가지고 검색을 해보니 개불알꽃 종류는 멸종위기의 식물이라고 합니다.

이런 희귀종의 난초가 우리집 버려진 동산에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여기저기 많이...

우리집에는 흰색과 흰색에 약간 핑크빛이 도는 두종류가 자라고 있는데,

노란색이 피는 종류도 있는 모양이군요.

앞으로 많이 사랑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걱정이 그 퇴적물을 걷어내서 꽃이 많이 핀 것인지...

아니면 내년에는 그영향으로 사라지게 될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자라고 있는 꽃들이 인터넷으로 뒤져본 결과 같은 이름이지만 다들 조금씩 다른 모습인데,

저희 집에 자라는 꽃은 광릉요강꽃과 같은 두쪽의 꽃잎으로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