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르스 부호(CW)인가?
                                                HL4XM(김재하)



흔히들 아마추어무선 (HAM RADIO)은 CW로 시작해서 CW로 끝난다고 말 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 근래에 보여지고있는 아마추어무선 세계의 풍토를 보고 있노라면, 솔직히, "이게 아마추어무선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Friendship"으로 대표되는 아마추어정신은 온데 간데 없고 "말"만 무성하다. 세상 모든일이 다 그러하니 아마추어무선의 세계인들 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아마추어무선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마지막 남은 한가지 별 수를 부려 본다면, 그것은 "CW공부 좀 해 보시오!" 가 될 지도 모르겠다.

왜, 모르스부호(CW) 교신이어야만 하는가?

요즘처럼 다양한 방법의 효율적인 통신술이 발달되어 있는 시대에 왜 그처럼 구 시대적이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르스부호 교신을 고집하는가?

특히 비교적 높은 급의 아마추어무선사 자격을 얻는데 있어서 모르스부호 해독 능력이 필수적인 것은 비단 우리나라의 경우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모르스부호 교신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첫 손가락을 꼽을만한 것으로는, 모르스부호 교신은 여타의 교신이 불가능할 때, 또는 가능 하지만 그러한 교신 방법이 모두 실패했을 때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다는 점 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위급상황시에 더없이 좋은 교신 수단이 될 수 있다.
모르스부호 교신의 이점은 이밖에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우선, 신호 전달 방법으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혼신이나 잡음이 있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다른 어떤 통신방법 보다 확실하게 의사를 전달 할 수 있으며, 전파를 통한 모르스부호 교신이 불 가능할 경우에도 빛이나 소리 또는 깃발을 흔드는 등의 어떠한 종류의 움직임으로도 모르스부호를 만들어 내어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모르스 부호 교신시에는, 점유하는 주파수 대역폭이 아마추어 무선사 들이 흔히 사용하는 SSB나 FM 교신방법에 비해서 현저히 좁으므로 한정된 아마추어무선 BAND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교신을 즐길 수가 있다.

또한 작은 출력으로도 원거리까지 신호를 날려 보낼 수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전원이 충분치 않은 경우에도 교신이 가능하고, 모르스부호 전용 무전기의 경우 비교적 값이 저렴하다.

그러나 모르스부호 교신을 해야 할 이 모든 이유가 합당하지 않고 동의를 할 수도 없다 할지라도, 모르스부호 교신을 강력히 권유할 이유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은 " ... The code is just plain fun!" 즉, "... 단지 그냥 재미 있어서!"이다.
모르스 부호 교신에 빠져든 후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마추어 무선의 종주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에서, 적지 않은 숫자의 HAM들이, 그들이 만들어 교환하는 QSL 카드의 교신 방법란에 아예 "CW only"라고 인쇄를 해 버리는 것만 보아도 이 모르스부호 교신 방법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르스부호 교신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한가지만 더 들어보자.

모르스 부호 교신은 극히 아마추어다운 교신 방법이다. 대부분의 진정한 HAM들은 "아마추어무선의 정신은 모르스부호 교신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믿는다.

모르스부호 교신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일수록 그 나라 HAM계의 풍토가 건실하며 아마추어적임은 잘 알려져 있다.
모르스부호 교신 공부에는 왕도가 없으며 또한 쉽지도 않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코 흘리게 아이들부터 머리카락이 허연 할아버지 HAM에 이르기 까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들 모르스 부호 배우는 과정을 수영을 배우는 것에 비유한다.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때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일단 몸이 물위로 뜨기 시작하는 순간 절반은 배운거나 마찬가지이다.
모르스부호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혼신을 다해 전력 투구를 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후에는 잊어 버리려 해도 그럴 수가 없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이런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포기해 버리고는 "모르스부호 공부가 어렵다"고 푸념한다.
모르스부호 교신을 공부하는 기간에는 모르스부호가 자기의 생활 한 가운데 있어야 한다.

거리의 간판에 쓰여진 모든 글자들이 모르스부호로 보여야 하고 꿈도 모르스 부호를 꾸어야 한다, Hi...

한마디로 끈질기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투자한 노력에 비해서 결과적으로 얻는 재미는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는 구차한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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